국정원 타임머신

2012년 12월 11일

2012년 12월 11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에 경찰과 취재진이 몰려들었습니다.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김하영씨가 대통령선거 후보에 대한 찬반 댓글을 달고 있다는 신고 때문이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민주당 당직자, 취재진이 뒤엉켰습니다.

닷새 뒤, 12월16일 밤 11시,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이 끝난 뒤 화면 아래 속보가 지나갔습니다. 김하영씨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대선 관련 게시글이나 댓글을 단 흔적이 없었다는 경찰 중간 수사 발표였습니다. 이날밤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는 “민주당에서 성폭행범이나 하는 듯한 수법으로 여직원을 감금하고 인권을 침해했다”라며 ‘여직원 감금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박 후보는 “사실이 밝혀지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년 뒤, 박 후보의 말은 부메랑이 되었습니다.

1년 뒤 2013년 12월

박대통령이 말한 ‘여직원 감금사건’은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2013년 4월18일 경찰은 김하영씨를 비롯해 국정원 직원 2명과 민간인 1명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 혐의(정치관여)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보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날,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 과장이 ‘수사 과정에서 상부의 축소은폐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사건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논란으로 번져 갔습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특수통’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팀장으로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려 사건을 맡겼습니다. 특별수사팀은 6월1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모두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원 전 원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검찰이 보름 가까이 대립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말부터 두 사람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법정 안 공방이 치열할수록 법정 밖에서도 새로운 뉴스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정원 수사는 검사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려던 검찰도 심한 내상을 입었습니다.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검찰 수뇌부의 반대를 뚫고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활동을 수사하다, 징계를 받고 수사팀을 떠나야 했습니다. 수사를 반대했다고 지목당한 조영근 서울중앙지검장은 스스로 옷을 벗었습니다. 채동욱 검찰총장도 혼외자 의혹으로 검찰총장에서 물러났습니다.

<시사IN>이 익명의 여러분들과 함께 크라우드 저널리즘을 펼칩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지난 1년 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추적 보도했습니다. 검찰이 법정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국정원 직원들이 ‘오늘의유머’나 ‘다음 아고라’ 등에 쓴 댓글과 게시물 1977개를 소셜 네트워크 기법으로 분석했습니다. 서면으로 제출된 자료를 전부 엑셀 파일에 입력하는 디지털 작업을 거쳐 개별 글에 대한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정원 직원들의 전체 글이 머릿 속의 생각 틀(프레임)을 어떻게 형성하려 했는지 입체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습니다. 법무부를 통해 국회에 제출된, 국정원 직원들이 쓰거나 퍼나른 트위터 글 5만5600여개를 모두 엑셀 파일에 입력하는 디지털 작업을 거쳐, 2012년 9월~12월까지 지지 성향별 트위터 변동 추이를 분석 보도했습니다. 그 결과 박근혜 후보의 실언이 있을 때마다 국정원 직원들의 조직적인 방어 트윗을 올린 경향성을 보도했습니다.

언론의 법조 관련 취재는 기소 전 단계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이때 드러난 팩트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더 많은 팩트가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이런 팩트들은 지나치고, 재판 결과만 보도됩니다. 시사IN은 법정 공방 속에 담긴 팩트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려고 ‘법정중계’라는 이름으로 매주 보도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은 일반 독자들이 단편적으로 접하기에 매우 복잡한 사안입니다. 그래서 그 동안 재판에서 다뤄졌던 증거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별도 프로젝트 페이지를 구성했습니다. 법정에 제출된 다양한 증거와 공방을 공개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여러분들이 모두 배심원이 되어, 이 사건을 판단해주십시오.
[응답하라7452]는 여러분의 페이지입니다. 현재 드러난 모든 자료를 공유하고, 공유된 자료를 바탕으로 여러분이 뉴스를 생산하는 크라우드 저널리즘을 실험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각자가 가진 전문성이 진실을 밝히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따뜻한 관심을 기대합니다.

‘크라우드 저널리즘'(Journalism of crowd) 이란 집단지성을 통한 새로운 저널리즘을 의미합니다. 다수 대중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대중 속 전문가(학위나 실제 직업과는 무관한)의 참여를 통해 독자와 함께하는 저널리즘을 뜻합니다.

‘7452’는 국정원 위장 명칭인 ‘7452부대’를 의미합니다. 2013년 11월 국정원이 ‘7452부대’ 명칭으로 다양하게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검찰의 공소장

공소장이란 검사가 피고인을 기소하며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입니다. 피고인의 성명 또는 피고인을 특정할 수 있는 사항, 죄명, 공소사실 및 적용 법조문을 담고 있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전반적인 혐의가 담겨 있습니다. 2013년6월14일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위반, 국가정보원법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과 단체 모두를 종북세력으로 규정해, 심리전단 직원등과 공모해 그 지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의 낙선 목적 선거 운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 전 원장은 또 2013년 7월10일 황보건설로부터 1억원 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된 상태입니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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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공소장

2013년 6월14일 검찰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경찰공무원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이 특정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 12월16일 허위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하는 등 선거운동을 하였고, 수서경찰서에 디지털 증거 분석 결과물을 넘기지 않아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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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흥미진진한 ‘리얼’ 법정드라마.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싼 재판 현장의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아래 그림 속 인물을 클릭하시면 각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와 관련 재판 기사로 이동합니다.

원세훈 재판 원세훈 3차 재판 원세훈 2차 재판 원세훈 4차 재판 원세훈 6차 재판 원세훈 5차 재판 원세훈 7차 재판 원세훈 10차 재판 원세훈 5차 재판 원세훈 6차 재판

김용판 재판 김용판 6차 재판 김용판 4차 재판 김용판 7차 재판 김용판 2차 재판 김용판 3차 재판 김용판 3차 재판 김용판 10차 재판 김용판 8차 재판 김용판 8차 재판 김용판 9차 재판 김용판 9차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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